- 황일순 교수 요금폭탄 주장에
- 정부 "근거 약해…아직 예측불가"
- 시민단체 "소폭 인상 불과할 것"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찬반 여론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찬성 측은 신고리5·6호기 중단으로 국민이 전기요금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신재생에너지가 세계적인 추세이며 '핵마피아'가 만든 공포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 전기료 과연 폭등할까

지난 12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주최한 '성급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서울대 황일순(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2030년까지 원자력·석탄 발전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하면 전기요금이 지금의 3.3배로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김 교수의 주장이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산업부는 설명자료에서 "전기요금은 발전소 구성과 전력 수요가 완전히 결정돼야 산출할 수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8차 전력수급 계획이 나와야 분석할 수 있다"며 "전기요금을 결정할 요소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전기요금 예측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탈핵 단체는 전기요금 상승의 가능성은 크지만 '폭등'이라는 표현은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계산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구당 2000~3000원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매몰비용 대체 어느 정도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피해액이 12조6000억 원이라고 주장했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전기요금 원가 상승 요인 9조2527억 원과 자치단체 지원금 7777억 원을 합친 금액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5월 이 같은 매몰비용을 6조 원 상당으로 예상했고, 산업부는 2조6000억 원가량으로 본다. 경성대 김해창(환경공학과) 교수는 "신고리5·6호기 건설을 위해 주문한 부품은 다른 원전으로 돌려 사용하면 되는데 매몰비용을 과다 산정하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 LNG 발전단가는 얼마나

원전보다 신재생에너지나 액화천연가스(LNG)의 발전단가가 비싸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환경·폐기비용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나 LNG 발전의 사회적 비용이 오히려 더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발전원별 균등화발전단가(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지표가 대표적이다. 균등화발전단가는 발전소의 설계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비용을 총발전량으로 나눈 발전원가를 뜻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중 풍력의 균등화발전단가가 2016년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52.2달러로 가장 저렴했다. LNG(56.5달러)와 태양광(66.8달러)이 뒤를 이었다. 원자력의 균등화발전단가는 MWh당 99.1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폐핵연료봉을 보관할 영구저장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