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울한 피해자 양산·사법방해
- 수사기관서 단속 강화 추세

50대 여성 A 씨는 지난해 12월 B 씨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가 돌연 성폭행 합의금으로 300만 원을 요구했다. B 씨가 거절하자 A 씨는 성폭행으로 허위 고소를 했다. 검찰은 A 씨가 '성폭행 당했다고 고소해 돈 좀 벌어볼까'하는 악의적 심리로 무고했다고 보고 구속했다.

C(54) 씨는 마약 투약으로 구속 수감되자 평소 알던 검찰 수사관이 자신을 챙겨주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수사관에게 룸살롱 접대를 했다"고 진정을 냈다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형사1부(정승면 부장검사)는 올해 상반기 무고범 49명을 적발해 1명을 구속 기소하고 4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D(27) 씨는 채팅 앱으로 알게 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고소되자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가 오히려 자신이 무고 혐의까지 더해져 재판에 넘겨졌다.

50대 남성 E 씨는 건물 주인을 소개해주고 매매대금을 조정하며 건물 매입에 도움을 준 지인에게 사례금으로 3000만 원을 줬다. 그러나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건물 매입이 무산되자 "지인이 계약금을 건물주에게 주지 않고 가로챘다"고 허위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허위 고소의 상대방은 피의자로 입건돼 부당하게 조사를 받으면서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된다. 무고는 당국의 수사력 낭비까지 초래한다.

무고가 수사기관을 상대로 한 것이라면 위증은 법원에서 행해지는 사법방해 범죄다. 부산지검 공판부(남상관 부장검사)는 이날까지 위증 및 위증교사범 51명을 적발해 1명을 구속기소하고 38명을 재판에 넘겼다.

마약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40대 남성은 자신을 수사기관에 제보한 매수자에게 정신장애와 마약으로 인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허위 증언하라고 부탁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마약 매수자는 실제로 위증을 했다가 구속기소된 사례도 있었다.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재건축조합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70대 여성 조합원은 조합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위증했다가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됐다. 국내 위증범의 대부분은 개인적 친분 관계 때문에 죄의식 없이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부산지검 송삼현 1차장검사는 "무고와 위증은 사법질서 교란범죄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고 형사사법 절차의 근간은 뒤흔든다는 점에어 지속적인 단속으로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