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도시재생사업 로드맵 밝혀
- 원주민 영세상인 보호방안 마련
- 연간 5조원 민간보증지원 확대

"또따또가처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29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국토관리청에서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로 열린 '도시재생 뉴딜사업' 정책간담회에서 정경훈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이 한 말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다. 매년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다.

이날 정 정책관은 "과거 중앙정부가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수요 반영이 어려웠다. 젠트리피케이션 대응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도심이 활성화되자 임대료가 상승해 원주민이나 영세 상인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부산 중구에 둥지를 튼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가 임대료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이 대표 사례다. 정 정책관은 "앞으로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사회적 약자 보호에 주력하겠다. 젠트리피케이션 해소를 위해 자립형 예술인 공간 운영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뉴딜사업의 로드맵도 이날 공개됐다. 정 정책관은 "7월부터 전문가 토론회와 지역별 순회 설명회를 거쳐 오는 9월 뉴딜사업 공모·선정 절차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다음 달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정을 원하는 자치단체의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가장 큰 고민은 연간 10조 원의 재정 조달이다. 정기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기금운용처장은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도시재생사업에 기금 지원이 가능해졌다"며 "정부 재정 2조 원과 기금 5조 원에 공기업·자치단체가 3조 원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세권 청년주택과 소규모 주택정비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연간 5조 원으로 민간 보증 지원을 확대해 공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부산의 경우 대학생이 밀집한 부산대·장전동·경성대역을 청년주택 후보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택정비 활성화에 대해서는 "사업성이 부족해 장기간 지연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일반분양 주택을 임대주택리츠가 매입해 임대하면 양질의 도심 임대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토부 측은 "과제가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50조 원의 기대효과를 모두 기대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도시재생 뉴딜사업 전담팀(TF) 추진단을 구성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추진단은 창조도시국장을 단장으로 ▷총괄지원팀 ▷정비사업보완팀 ▷저층주거지재생팀 ▷역세권 정비팀 ▷공유재산활용팀 ▷혁신공간창출팀 등 6개 팀으로 운영된다. 정부의 뉴딜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