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적이고 헌신적인 자원봉사자와 길 지킴이, 그리고 무엇보다 길을 내어준 지역 주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몽골올레길 개장식에 참석한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

(사)제주올레 서명숙(60) 이사장은 제주올레길의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제주가 고향인 서 이사장은 제주올레의 간판 얼굴이다. 2007년 그에 의해 제주올레가 시작됐고, 그는 올레길을 제주의 대표적 브랜드로 키워냈다. 또 '클린 올레' 캠페인을 통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올레길을 일본 규슈와 몽골에도 전파했다. 그런 공로로 이달 초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서 이사장은 그 또한 지역 주민과 올레꾼들의 공으로 돌렸다. 길의 주인은 주민들이라는 뜻에서다. 제주올레의 지향 가치를 '걷는 이가 행복한 길, 길 위에 사는 지역민이 행복한 길, 길을 내어준 자연이 행복한 길'에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의 눈에 비친 부산 갈맷길은 어떨까. "부산은 바다와 산, 강 등이 어우러진 해양·항구도시 답게 갈맷길이 잘 갖춰져 있어요. 가장 인상에 남는 코스는 이기대 길입니다. 해안 풍광이 아름다워서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서 이사장은 "갈맷길은 도시와 자연환경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면서 "2019년 ATC 총회가 부산서 열리면 '걷고싶은 부산 10년'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있고, 지역의 걷기 및 길 문화 활성화에도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제주올레는 연평균 방문객 100만 명, 자원봉사자 1000여 명, 후원자 1500여 명 등을 자랑한다.

특히 제주 관광의 트렌드를 단기·패키지·호텔(리조트) 등의 중심에서 장기 체류 및 도보·힐링·민박(게스트하우스) 여행지 등으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