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린 대학생에게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지 않는 대가로 부모에게 150만 원을 받은 경찰관(본지 지난 14일 자 6면 보도) 3명이 뇌물 혐의로 처벌받을 전망이다.

부산경찰청은 부산진경찰서 모 지구대 김모(51)·하모(46) 경위와 신모(39) 경장에게 부정처사 후 수뢰혐의를 적용해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경위 등은 지난달 22일 오전 9시께 지구대 근처에서 모 대학 1학년 A(19) 씨의 공무집행방해 사건을 처벌하지 않는 조건으로 A 씨 어머니로부터 15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새벽 4시30분께 만취해 주차된 승용차를 훼손한 사건으로 지구대에 연행됐다. A 씨는 지구대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며 경찰관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제지하는 다른 경찰관에게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렸다.

그런데도 김 경위 등은 A 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입건하지 않고 지구대로 달려온 A 씨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했다. A 씨 어머니는 지구대 근처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인출해 김 경위에게 건넸다. 돈은 피해를 본 하 경위와 신 경장이 나눠 가졌다.

A 씨의 부모는 지인에게 "합의금이 과하다"는 불만을 토로했고, 이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 경위 등이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 경위 등은 지난 13일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 부모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지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