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코리아 1296명 대상 설문서
- 68%가 "대외활동 하고 있다"

동아대 홍태기(신문방송학·24) 씨는 평일 강의가 없을 때 더 바쁘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코레일에서 주최하는 단편 철도영화 공모전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수차례 공모전에 출품한 경험이 있는 홍 씨는 올해 공모전에 사활을 걸었다. 공모전 수상이 취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홍 씨는 "시험기간이지만 공모전 준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많은 친구들이 대외활동 한두개는 한다. 자격증 취득이나 토익 점수만 올리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근 캠퍼스를 벗어나 외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아웃캠퍼스족'이 늘고 있다. 학점이나 토익 점수로는 다른 취업준비생과 차별화가 어려운 데다 기업들도 직무 수행에 맞는 경험이나 능력을 더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대학생 12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8.2%가 아웃캠퍼스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아웃캠퍼스 활동을 하는 이유로는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58.6%)'가 압도적인 1위였다. 2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14.9%)'보다 40%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장 많이 하는 활동으로는 아르바이트(79.1%)를 꼽았다. 이어 봉사활동(52.3%) 강연회 참석(44.8%) 대외활동(27.6%) 공모전(23.5%) 순으로 나타났다.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교환학생(6.8%)과 해외연수(5.4%)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권 입사가 목표인 박청열(동의대 경영학·25) 씨도 지난해 말부터 지난 2월까지 필리핀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실제 업무를 경험하기 위해 은행 인턴도 준비하고 있다. 박 씨는 "여러 대외활동들을 하다 보면 수업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학교는 취업 준비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대외활동에 필요한 도움을 얻는 곳으로 활용 중이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직무 경험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기업의 채용 방향이 직무 중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인이 인사담당자 794명을 대상으로 '신입 채용 시 직무적합성 평가에 가장 영향력 큰 기준'을 조사했더니 '인턴·아르바이트 등 경험(19.3%)'이 1위로 나타났다. 실무수행(17.3%) 자격증(15.7%) 전공(14.7%) 프로젝트 경험(13.6%)이 그 뒤를 이었다.

부산대 김희재(사회학과) 교수는 "기업이 직무 경험을 중시하지만 그 역시 스펙이 있어야 쌓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 결국 이중부담이 되고 있는 셈"이라며 "아웃캠퍼스는 취업준비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팍팍한 현실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