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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사막 마라톤 250㎞ 달려 우물 기부한 부산사나이

평범한 취업준비생 박태훈씨

  • 국제신문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6-12 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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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때 물 부족 다큐 본 후
- 완주 조건으로 인터넷서 모금

- 발톱 빠져가며 7일간 고군분투
- 완주 성공해 110만원 NGO 전달
- "다음 도전, 아프리카 학교 건립"

지난 4월 30일 오전 8시 박태훈(27) 씨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에 있었다. 어깨에는 라면과 양갱·참치캔으로 가득 찬 10㎏짜리 배낭까지 메고 있었다. 박 씨 머리 위로는 사막 마라톤 대회를 알리는 'SAHARA RACE 2017' 현수막이 나부꼈다. 매년 이집트 사하라사막에서 열리던 마라톤은 분쟁을 피해 올해 나미비아에서 열렸다. 동아대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박 씨는 전 세계에서 모인 120여 명의 출전자와 함께 일주일간 대장정을 시작했다.
   
동아대 졸업생 박태훈(27) 씨가 지난 4월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열린 사막 마라톤 대회 'SAHARA RACE 2017'에 참가한 뒤 완주 메달을 입에 물고 있다. 박태훈 씨 제공
박 씨가 사막 마라톤에 참가한 이유는 우물 때문이다. 지난해 봄 방 청소하다 발견한 옛 노트에 고교 시절 '하고 싶은 일들'이 적혀 있었다.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아프리카에 우물 짓기"였다. 박 씨는 "그때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꼭 우물을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사막 250㎞를 일주일 만에 주파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어려웠다. 앞서 지난해 10월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그는 여름방학 동안 하루 17시간씩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하루 10시간 동안 공사현장에서 환풍기를 설치한 뒤 스크린 야구장에서 야구공을 치우는 날들이 계속됐다. 박 씨는 "마라톤은 다시 하겠지만 17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라면 못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 씨가 도전한 첫 마라톤은 실패로 끝났다. 전체 250㎞ 코스 중 170㎞를 달리던 중 인대가 파열돼 완주를 포기했다. 실패를 딛고 두 번째 사막 마라톤을 앞두고 박 씨는 매일 새벽 모래주머니를 차고 승학산 정상을 달렸다. 출발 전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 "사막 마라톤을 완주하면 아프리카에 우물 1기를 지을 돈을 후원해달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나미비아 마라톤은 7일 동안 250㎞를 달려야 한다. 3일 동안 매일 40㎞씩 뛰거나 걷고 4일째는 80㎞를 이동해야 한다. 박 씨는 "롱데이(80㎞) 날 발톱 다섯 개가 빠졌다. 입에 물을 머금다가 옷에 뱉어내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결국 250㎞를 완주했다.

와디즈에는 후원금 약 110만 원도 모였다. 그는 이 돈을 잠비아 음팡고 지역의 식수 위생 지원사업에 사용되도록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NPO)인 굿네이버스의 '굿워터프로젝트'에 기부했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공무원 또는 엔지니어링 기업에 진출하려던 박 씨는 "마라톤을 계기로 비정부기구나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에겐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지난해 실패한 아카타마 사막과 고비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뒤 남극 마라톤까지 도전하고 싶어요. 아프리카에 학교도 지어주고 싶습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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