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가정법원 등 후원 받아
- 좋아하는 운동 통해 일탈 줄어
- 4일까지 후쿠오카서 한일교류전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지고 싶지 않아요.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습니다!"

박정태(오른쪽 맨 끝)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 이끄는 레인보우카운트 야구단이 한일 청소년 야구교류전 참가를 위해 2일 김해공항 출국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레인보우희망재단 제공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 이끄는 레인보우카운트 야구단 그린팀이 창단 첫 해외 원정 경기에 나선다.

보호소년(범죄의 정도가 비교적 약한 비행 청소년) 15명으로 구성된 그린팀 선수들은 4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한일 청소년 야구교류전 참가를 위해 2일 김해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새터민 청소년으로 구성된 퍼플팀이 일본과 교류전을 치른 바 있다.

레인보우 카운트 야구단은 부산가정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청소년회복센터(사법형 그룹홈)에서 생활 중인 보호소년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2015년 창단 이래 박정태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의 지도 아래 주말마다 야구를 배웠다.

그린팀이 그동안 해외 원정을 못 간 것은 비자발급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으로 청소년회복센터가 법정기관으로 등록되면서 비자 발급도 가능해졌다.

부산가정법원도 보호소년의 재범방지와 사회복귀를 위해 그린팀을 후원해 왔다. 부산지법 야구동호회 '테미스'는 장비를 기증하고 지난해 10월과 지난 4월 친선경기도 개최했다. 문형배 부산가정법원장은 이날 김해공항을 찾아 첫 해외 원정길에 나서는 그린팀에 격려금을 전달했다.

보호소년이 훈련에 성실히 참여하자 부산시 국제교류재단도 한일 교류전 비용을 후원했다. 에어부산도 항공기 값의 일부를 지원했다. 부산가정법원 이미정 공보 판사는 "평소 좋아하던 야구를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어두웠던 보호소년의 표정이 밝아졌다. 일탈과 비행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성사된 교류전인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교류전에서 그린팀이 맞붙을 상대는 규슈의 지유가오카 야구단이다. 박정태 이사장은 "해외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상대는 일본의 엘리트 고교 팀으로 객관적인 전력이 우리보다 앞선다. 그래도 질 생각은 없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