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부산 사람들이 사랑을 고백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부산경찰 페이스북

25일 부산경찰청이 제작한 사랑 고백 동영상이 SNS를 타고 화제다. 상인과 은행원·환경미화원을 비롯해 70여 명이 제작에 참가했다. 3분38초짜리 동영상은 어린 여자아이가 "아빠, 사랑해요"라고 외치면서 시작된다.

사랑 고백을 해달라는 경찰관의 요청에 대다수는 "몰라, 몰라"라며 손사래를 치고 급히 자리를 뜨기도 한다. 그러나 남편과 자식의 사랑 전화 한 통은 가족을 금세 행복의 나라로 인도한다.

머리가 희끗한 한 택시 기사는 아내에게 전화해 어색한 표정으로 "사랑해"라고 고백했다. 아내의 답변은 "안 하던 짓 하면 어찌 되는지 알제?". 중년 여성 환경미화원의 사랑 고백을 받은 남편은 "으하하~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라며 행복해한다. 엄마에게 전화로 사랑 고백을 한 자식들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 큰 아들의 사랑 고백에 "또 술 많이 먹고 온나이(와라)"라고 핀잔을 주는 엄마도 있다.

나이 든 택시 기사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고도 곧바로 사랑 고백을 못 하고 "밥이 다 됐는가 싶어가(됐는지 궁금해서) 전화 함(한번) 해본다"라고 얼버무린다. 답답한 아내가 "무슨 밥?, 무슨 밥?"이라고 재촉하자 택시 기사는 "다른 밥이 있나. '사랑해'하면 끝나는 거지"라고 고백했다.

사랑을 고백한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이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날 영상이 공개된 지 1시간 만에 SNS에는 조회 수가 8만 건을 넘어섰다. 부산경찰청은 도시철도 서면역 계단에 '가족-대화할수록 가까워집니다'를 주제로 한 입체 래핑을 하기도 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