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연구 무관한 기관·병원 뿐
- 입주 안한 업체는 용도변경 요구
- 도 "공사 강제 할 방법 없다" 방관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클러스터 용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이 근린생활 시설부지로 용도변경 등을 요구하며 입주를 미뤄 혁신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22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경남도는 혁신도시 조성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전 공공기관과 관련된 기업체와 대학, 산하 연구소 등으로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진주혁신도시 내 39필지 21만5886㎡의 클러스터 용지를 조성해 분양에 나섰다. 그 결과 2015년 8월 38필지 20만4971㎡를 3.3㎡당 176만 원에 분양했다. 미분양 부지 1만915㎡는 산학연 클러스터 유치 지원센터 예정부지로 사실상 클러스터 부지 분양은 마무리된 상태다.

하지만 분양된 클러스터 부지 38필지 중 입주를 했거나 공사 중인 곳은 6필지에 불과하다. 이들도 건강보험공단, 대한지적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과 지식산업센터, 종합병원이며 대부분 진주 도심에서 이곳으로 확장 이전하는 형태여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연구시설부지로 분양된 19개 필지 6만1991㎡를 분양받은 업체들은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을 요구하며 사업을 미루고 있다. 앞서 경남도는 이들 19개 업체와 1000억 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착공을 미루고 있는데도 경남도는 방관만 하고 있다. 클러스터 부지 분양은 처음부터 애초 취지와 겉돈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남도가 클러스터 부지 분양 실적만 올리는 데 급급한 나머지 산학연 연구시설과 관련 없는 많은 영세업체에 분양했기 때문이다.

이창희 진주시장과 11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장 등으로 구성된 진주혁신도시 기관장 협의회는 최근 경남도와 국토부에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클러스터 활성화 대책 마련을 건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장기 미착공 부지에 대한 환수를 통해 연관 기업 유치 및 공공기관 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2015년 12월 제정된 혁신도시 특별법에 입주 승인을 받고 1년 안에 착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진주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은 법 제정 전에 분양을 받아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조기 착공에 나서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혁신도시는 진주시 문산읍 일대 407만7000㎡에 1조577억 원을 들여 2015년 12월 완공됐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