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토섬은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몇 안되는 섬입니다. 때문에 별주부전의 무대라는 콘텐츠로 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큰 그림으로 천천히 개발해야 합니다."

비토섬을 알리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도 별주부전의 스토리텔링을 접목시키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는 향토사학자 최수근(65·사진) 씨. 그는 1976년부터 사천시에서 공무원으로 지내다가 명예퇴직한 뒤 2014년에는 시의원을 지냈다. 그가 서포면사무소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할 때에는 비토섬에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기 위해 노력했고, 요즘은 '비토리사건'의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가 비토섬을 위해 노력한 가장 두드러진 업적은 시의원이었던 2015년 토끼로와 용궁로, 거북길이라는 길이름을 되찾은 일이다.

당시 사천시는 새주소 지명을 만들면서 비토섬의 주요 도로를 '비토로 1번길', '비토로 2번길' 등으로 만들어 확정했다. 행정지도도 만들었고 각 가정에는 주소판을 만들어 부착한 상태였다.

시의원이 돼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안 최 씨는 길 이름을 바로잡는 데 나섰다. 사천시는 행정지도는 다음에 인쇄할 때 고쳐 제작하면 되지만 각 가정에 만들어 보급한 140여 개의 주소판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또 우체국이나 지적공사 등의 유관기관에도 고쳐야할 일이 많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그는 당장에 행정부담이 있더라도 지금 바꾸지 않으면 나중에 더 후회한다는 생각으로 고집을 꺾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관철시켰다.

최 씨는 비토섬의 매력은 단연 월등도와 토끼섬, 거북섬이라고 말한다. 또 거북길의 석양도 일품이고 지난해 말 개장해 마을 주민들이 꾸려가는 별학도의 해양낚시공원이나 별주부전테마파크에서 체험과 휴양을 겸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는 "비토섬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호젓한 걷기코스가 만들어져 아름다운 풍광이 연출된다"며 "느림과 비움을 통해 힐링을 실천하는 전국 제일의 걷기 코스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