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복원 위해 매매 협의 중

'대통령 기(氣)를 받자'.

문재인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남 거제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6일 거제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태어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생가에 방문객들이 줄을 이어 찾고 있다.

휴일인 지난 14일 경남 거제시 명진리의 문재인 대통령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이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거제시 제공

방문객들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다음 날인 지난 10일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13, 14일 이틀 동안에는 무려 1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모임) 측이 방문객을 위해 준비한 5000명분의 국수는 일찌감치 동이 났다. 평일에도 하루 300여 명의 방문객이 생가를 찾고 있다.

생가에는 생가 푯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생가 이야기'를 대형 펼침막으로 내걸어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부산에서 온 원영숙 씨는 "대통령님이 탄생한 이곳 명진리에 온 것이 자랑스럽다. 선정을 베푸시는 대통령님으로 영원히 국민에게 칭송받으시길 바랍니다"라고 방명록에 남겼다.

시는 예상보다 방문객이 부쩍 늘어나자 생가 인근의 남정마을회관 뒤편에 100대 규모의 임시주차장을 마련했다. 시는 이번 주말부터 방문객이 본격적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생가로 진입하는 도로는 차량 두 대가 교행이 안 될 정도로 좁고 불편하다.

시는 생가를 매입해 복원할 계획이다. 현재 생가는 지붕이 슬레이트지만, 문 대통령이 태어나고 자랄 당시에는 초가였다. 생가는 문 대통령이 태어날 때 탯줄을 잘라 준 추경순(88) 할머니의 소유로 돼 있다. 시는 소유주와 생가 매매가를 두고 협의 중이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1950년 흥남철수 때 미군 배를 타고 거제로 피란 왔다가 이곳에 터전을 잡았고,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 여기서 태어나 6살 때까지 살다가 부산으로 이사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대통령 생가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져 방문객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훌륭한 역사 자원 보존을 위해 오래된 생가를 복원하고 도로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