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틀 틀어져 방문 안 닫히고
- 바닥엔 손가락 굵기 균열
- 주민들 보수·보상 대책 촉구
- 시행사 "방문 조사해 볼 것"

부산지역의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장 인근 주택가 건물 곳곳에 금이 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국가안전처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제대로 된 보상안과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 인근 주택가 건물에 균열이 생겨 주민이 피해 규모를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15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주택가. 폭 4~5m 정도의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주상복합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건물은 지하3층~지상 20층 총 245세대 규모다. 주택가에 있는 인근 건물 대부분은 단층이나 2층 규모다.

해당 건물은 지난해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 1월 터파기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이때부터 심한 진동이 일면서 건물에 이상 징후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모(여·60) 씨 집의 장판을 들추어보니 바닥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만큼 굵은 균열이 생겨 있었다. 벽면도 곳곳이 갈라졌고, 욕실에는 군데군데 타일이 조각나 떨어져 있었다. 문틀이 틀어져 방문도 닫히지 않았다. 인근의 허모(여·60) 씨의 단층 주택은 방과 부엌의 연결부위가 1㎝정도 벌어져 외부의 빛이 그대로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허 씨는 "세입자가 있다가 날마다 집에 이상현상이 생기니까 겁을 먹고 지난달 이사를 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재 시행사는 공사 피해가 확인된 3가구와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보상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10여 세대는 건물 균열이 공사 탓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안전처와 연제구에 피해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시행사가 적절한 피해보상 및 보수 공사를 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현장 관계자는 "지난 3월 인근 주택의 안전 점검 결과 주택 3곳만 공사 영향으로 피해를 입었고, 나머지 주택 균열은 건물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 공사 영향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피해상황이 접수된 세대를 일일이 방문해서 문제를 확인하고 주민들이 원하면 보수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제구는 안전점검 결과 붕괴위험 등 구조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강제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구가 개입할 수는 없지만 시행사와 주민이 원만히 협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