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놈…난 생사 달려있는데…"
- 이 회장 크게 화냈다고 밝혀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의 도피 중일때도 현기환(58·사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회장의 단골 술집을 찾아 외상술을 마셨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오후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심현욱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현 전 수석의 재판에 이 회장이 자주 다니던 서울 강남의 고급주점 여주인 A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 씨는 "지난해 7∼8월께 현 전 수석이 우리 가게에 와서 외상 술을 마시고 간 일이 있다. 이 회장이 이런 사실을 나중에 알고 크게 화를 냈다. 이 회장이 평소 잘 화를 내지 않는 성격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는 이 회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도피 중일 때이다. 당시 이 회장은 "그놈의 자식, 남은 생사가 달려 있는데 무책임하게…"라고 말했다고 A 씨는 덧붙였다. 절박한 상황이었던 이 회장이 현 전 수석에 대한 서운함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A 씨는 "현 전 수석이 외상으로 술을 마시는 일이 잦았는데 외상 금액이 1000만∼1500만 원이 되면 이 회장이나 수행 비서가 엘시티 법인카드로 술값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의 공소사실에는 현 전 수석이 해당 주점 술값 3160만 원을 엘시티 이 회장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가 포함돼 있다. 이날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된 주점 영업장부에 현 전 수석은 '목 회장'이나 '목동' 'M'으로 표기돼 있었다. 현 전 수석의 주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전 수석의 변호인은 "두 사람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사적인 대화를 많이 나눴으며 현 전 수석도 가끔 술값을 냈다"며 "주점 영업장부를 살펴본 결과 실제 술값보다 많은 금액이 청구되는 일도 왕왕 있었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