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동인 군수 "자결권 포기 못해…성산마을 건립 철회시키겠다"

법무부가 경남 거창군이 신청한 거창구치소 대체부지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통보해 거창군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양동인 거창군수가 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성산마을 법조타운 건립을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거창군 제공

거창군은 7일 법무부가 군이 대체부지로 선정해 신청한 2곳에 대해 두 차례 실사 결과 ▷입지 여건 미흡 ▷사생활 침해 우려 ▷예산 과다와 민원 등의 이유로 불가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군은 구치소 입지 문제가 지역 사회 최대 논란으로 부상하자 거창읍 장팔리 중산마을 인근과 마리면 오리골 주변 2곳을 선정해 지난 1월 법무부에 신청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애초 계획대로 거창읍 가지리 성산마을 일원에 모두 1758억 원(국비 1565억 원)을 들여 거창구치소와 창원지검 거창지청, 창원지법 거창지원 등을 건립하는 거창법조타운 사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법무부가 대체부지 계획을 백지화하고 원안 고수 방침을 정하자 거창군은 발끈했다.

양동인 거창군수는 이날 군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성산마을 법조타운 건립을 철회시키겠다"며 "거창구치소 이전을 위해 구치소 부지 이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양 군수는 "법무부에 완전히 속았다.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분개한 뒤 "원안 고수라는 법무부의 태도는 쾌적하고 행복한 도시 설계에 관한 자결권을 거창 군민 스스로 포기하라는 강요이기에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8일 법무부에서 '거창군에서 민원이 없고 교정시설 입지에 적합한 대체 부지를 제안하면 적정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을 때만 해도 대체부지 이전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양 군수는 "지난해 연말 국회 예산심의 당시 시민사회단체가 예산을 삭감하지 않으면 법무부에 또 속는다고 할 때, 두 번에 걸친 현지실사에서 대체부지의 제반 여건이 좋았지만 공사비가 많이 들고 입지가 좋지 않다면서 트집 잡을 때만 해도 설마 하면서도 믿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해 4·13 군수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양 군수와 학교 앞 교도소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가 구치소의 외곽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데다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반발해 관련 예산 심의를 거부하자 거창군에 대체부지를 연말까지 신청토록 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