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각지대 방치된 이웃 발굴
- 현금·현물·재가 서비스 제공
- 작년 10월 시행 후 35가구 혜택

폐암으로 투병 중인 60대 아들과 함께 경남 양산시 양주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80대 A 할머니. 이 할머니는 본인도 거동이 불편한데 어려운 살림에 아들 병시중까지 해야 해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등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할머니마저 병시중 등으로 인한 과로로 건강을 해치는 처지에 놓였다. 양주동 주민센터는 '행복 동행 우체통'(사진)을 통해 이 같은 딱한 사연을 접하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주민센터는 할머니와 아들 두 사람에 대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을 하고 양산시복지재단에 연락해 긴급 생계비 지원과 방문보건 서비스 등 도움을 받도록 했다.

최근 구강암 수술을 받아 건강이 좋지 않은 B 씨는 며느리가 희소 난치병 질환을 앓아 2살 난 손주를 대신 돌보고 가정 살림도 해야 하는 힘든 생활을 했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치료도 제대로 못 받는 상황에서 손주와 며느리도 돌보아야 하는 것은 여간 중노동이 아니었다. 양주동주민센터는 행복 동행 우체통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보건소 간호사 파견을 통한 방문보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양산시 양주동 주민센터가 시행 중인 '행복 동행 우체통' 시책이 복지 사각 지대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시책은 본인이나 이웃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내용을 메모지에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주민센터에서 확인해 도움을 주는 제도다. 양주동주민센터와 주공3단지, 주공 7단지 등 어려운 사람이 많이 사는 3곳에 설치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공적 구호자가 아닌 일반인 중 퇴사 등 긴급 사정으로 위중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구호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지금까지 이 우체통을 통해 어려운 처지의 35가정을 발굴해 현금과 쌀 상품권 등 현물 지원, 자원봉사자 연결을 통한 재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양주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행복나눔가게를 통해 어려운 가정에 밑반찬을 배달하고 자원봉사자를 보내 빨래와 청소 병간호 등 서비스를 제공해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이정희 양주동장은 "우체통을 통해 사연을 받으니 간편하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돼 본인은 물론 이웃의 접수가 많다"며 "이 시책이 복지사각 지대 발굴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욱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