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부터 나흘간 80여 건 적발
- 검경, 작성·유포자 엄벌키로

A 씨는 대통령선거 후보 B 씨가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35%의 지지를 받았다는 뉴스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추적한 결과 A 씨가 인용한 여론조사는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였던 셈이다. B 씨는 '즉시 삭제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C 씨는 최근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김투표'를 내려받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떤 후보자를 지지하는가'라는 모의투표를 진행했다. 공직선거법상 모의·인기투표도 여론조사에 해당하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를 하지 않고 진행하면 위법이다. C 씨 역시 '불법 여론조사를 삭제하지 않으면 사법처리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B 씨와 비슷한 형태로 불법 여론조사를 하다 적발된 건수가 19일까지 부산에서만 5건이다.

'장미 대선'이 본격화하면서 SNS를 통한 불법 선거운동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시 선관위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4일간 SNS를 모니터링해 가짜뉴스 80여 건을 적발했다. 여론조사를 가장해 특정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어 유권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18일에는 SNS에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스폰서 광고를 게재한 40대 남성 D 씨가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 조치를 받았다.

D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기사와 동영상을 복사해 총 46차례에 걸쳐 페이스북 스폰서 광고 형태로 노출하고 비용을 자신이 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선거일을 포함해 상시 허용되지만 광고 형태로 기사나 동영상을 게재하는 것은 금지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인터넷 언론사가 아니기 때문에 SNS를 이용한 광고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검찰과 선관위는 대선 때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가짜뉴스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인터넷과 SNS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제19대 대선 가짜뉴스 대책회의'를 열고 가짜뉴스 차단 대책을 논의했다.

검찰도 지난 17일 김수남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공안부장검사회의를 열어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가짜뉴스의 작성자와 유포를 엄벌키로 했다. 가짜뉴스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인터넷을 통해 퍼진 후에는 되돌릴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찰도 지난 2월부터 인터넷상에서 가짜뉴스 적발 활동을 벌여 총 40건의 조사대상 가운데 19건을 방송통신심의위에 삭제 또는 차단 조치토록 요청하고 5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이 적발한 가짜뉴스에는 '북한군이 청와대로 진격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라도와는 얘기 안 한다고 했다'처럼 사실과 다른 어처구니없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