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자유한국당 배덕광(69·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의 공판이 17일 열린다. 수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남식(68) 전 부산시장은 다음 달 3일 첫 공판을 받는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부산법원종합청사 301호에서 배 의원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배 의원은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 등으로부터 현금 5000만 원을 포함해 91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로 구속기소됐다. 배 의원은 검찰 조사 때 "억울하다"며 혐의 일체를 부인해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허 전 시장은 고교동문이자 향토기업 사장 이모(68) 씨를 통해 이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허 전 시장과 이 씨의 사건은 병합돼 이날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재판부가 허 전 시장 변호인의 기일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공판 일정이 변경됐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비공식 선거 참모 역할을 하던 이 씨로부터 금품수수 사실을 보고받고 사용을 승낙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을 기소하면서 이 씨의 혐의도 '공모 뇌물수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허 전 시장은 "이 씨의 금품 수수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허 전 시장을 기소하는데 이 씨의 진술이 뒷받침됐다는 점을 시사했다. 따라서 양측이 서로를 증인으로 신청해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엘시티 주요 피의자 가운데 허 전 시장만 유일하게 사실관계를 다툰다는 점에서 검찰의 공소유지 전략에도 이목이 쏠린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법인카드 사용을 포함해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고 본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