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39곳 중 10곳 미준수
- "고용 의무화 조치 마련해야"

공공기관 2곳 중 1곳은 '지방대 졸업자 35% 채용'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39개 공공기관 가운데 10곳의 지역인재 채용률이 권고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10일 대학교육연구소가 기획재정부의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전국 공공기관 311곳의 지난해 신규 채용 현황을 분석했더니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35%에 미치지 못한 곳은 140곳(45%)이었다.

2014년 7월 시행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학육성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인원의 35% 이상을 지역인재(지방대학 출신)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대 출신을 단 한 명도 뽑지 않은 공공기관은 고등과학원·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비롯해 63곳(20.3%)에 달했다. 한국국제협력단·한국보육진흥원·한국디자인진흥원·중소기업연구원 등 24곳(7.7%)은 1명 채용에 그쳤다. 98곳(31.5%)은 지방대학육성법이 제정된 2014년부터 3년 연속 '35% 채용' 기준을 이행하지 않았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은 공공기관 20곳 중 4곳(20%)의 지역인재 채용률이 35%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25.8%)와 한국예탁결제원(28.1%)·APEC 기후센터(33.3%)도 35%에 미달했다.

경남(30%·13곳 중 4곳)과 울산( 33.3%·6곳 중 2곳)도 권고 기준에 미달했다. 세종시는 공공기관 19곳 중 16곳(84.2%)이 미달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공공기관 101곳 중 64곳(63.4%)이 미달한 서울이 그 뒤를 이었다.

부처별로 보면 국무조정실 소관 공공기관은 27곳 모두 권고기준에 미달했다. 금융위원회 소관 6곳과 법무부 소관 3곳이 기준에 못 미쳤다. 미래창조과학부·기상청·기획재정부·외교부·원자력안전위원회·특허청·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도 절반 이상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공공기관의 상당수가 지방대생 채용을 꺼리고 있는 것은 채용확대 정책이 실효성 없음을 보여준다"며 "권고기준을 의무화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