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복 현기환 등 24명 기소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에도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하나은행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엘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는 7일 엘시티 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7) 회장과 자유한국당 배덕광(69·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을 포함해 1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허남식(68) 전 부산시장 등 1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관심을 모은 대목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안종범 수첩 메모'였다. 엘시티 시행사는 2015년 7월 포스코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고 같은 해 9월 부산은행이 주간사인 대주단(16개 금융기관)과 1조7800억 원의 PF 대출 약정을 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서 2015년 7월 쓰인 '해운대 LCT fund POSCO' '중국 ×→하나은행 김정태'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또 안 전 수석이 김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PF 참여 검토를 요구했으나 김 회장이 내부 검토 끝에 거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현기환(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안 전 수석에게 하나은행의 PF 참여 청탁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안 전 수석과 현 전 수석은 '메모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현 전 수석과 이 회장 사이의 자금 거래 전체와 현 전 수석이 보유한 50억 원 상당의 자금 출처를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현 전 수석이 50억 원 상당을 융통하면서 5억 원 이상의 고금리 이자를 받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부분을 확인해 국세청에 통보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