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 사무 자치와 분권
- 특별법 제정 정치권에 촉구

'해양수도' 부산을 해양특별시로 승격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된다.

서병수(사진) 부산시장은 22일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공약 보고회에서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43개 조항으로 이뤄진 특별법 초안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공약 채택을 촉구할 예정이다. 해양특별시 추진은 최근 부산시가 촉구한 지방분권형 개헌과 맥락을 같이한다.

특별법은 전례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2006년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는 사법·국방·외교를 제외한 자치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별법의 핵심은 자치와 분권이다. 우선 부산해양특별시 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중앙행정기관(해양수산부)과 특별지방행정기관(부산해양수산청)의 해양·수산 국가사무를 부산으로 이양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부산 연안과 공유수면·항만시설 사무도 넘겨받아 부산이 자체적으로 해양·수산 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전국을 관할하는 2심급 해사소송 전문 법원 설치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중앙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행정기구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자치조직권 ▷해양 관련 법률안과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자치입법권 ▷지방교부세 5%를 보장하는 자치재정권 ▷교육자치권 ▷교통과 경범죄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자치경찰제도 ▷공기업인 부산항만공사의 지방공사화 ▷수산업법과 항만법 개정으로 부산만의 특례 사항을 규정해 특수한 지위를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서 시장은 "지방정부의 역할이 미미해 한진해운 사태를 지켜봐야만 했다. 부산 앞바다에 유람선을 띄우려고 해도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민사회와 해양·수산업계도 그동안 특별법 제정을 촉구해왔다. 시 관계자는 "대선 주자들이 부산해양특별시를 공약으로 채택하면 차기 정부에서 특별법이 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2005년 유기준(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부산해양특별자치시 설치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은 무산된 바 있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