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고속도로 대체 우려 주민 반발
- 군의회 조기착공 촉구 기자회견

함양~울산 고속도로 시작점인 함양 구간의 착공이 계속 미뤄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014년부터 구간별 공사에 들어간 함양~울산 고속도로는 함양 구간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지역 내에서는 전체 고속도로 구간에서 함양이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남 함양군의회 의원들이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함양~울산 고속도로 중 함양~거창 구간의 조기 착공을 촉구했다. 함양군 제공

경남 함양군의회 의원들은 22일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양~울산(144.55㎞) 고속도로 중 함양~거창 구간(9.8㎞)의 조기 착공을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촉구했다. 의원들은 이날 "전체 공사 구간 중 올해에도 함양구간 (1·2공구)만 착공이 미뤄져 군민들이 허탈감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함양~창녕 구간(78㎞·12개 공구), 창녕~밀양 구간(28㎞·6개 공구), 밀양~울산 구간(45㎞·10개 공구) 등 3개 구간 28개 공구로 나눠 공사 중이다. 이 중 밀양~울산 구간은 2014년 2월 착공해 30%가량의 공정률을 보이고 창녕~밀양 구간은 지난해 10월 공사에 들어갔다. 함양~창녕 구간도 12개 공구 중 함양 쪽만 제외한 10개 구간이 올해 착공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예산상 어려움으로 함양 쪽 2개 공구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으나 함양군민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함양~군산 고속도로가 장수~익산 구간으로 규모가 축소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의원들은 "함양~울산 고속도로가 거창~울산 고속도로로 변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초 함양~울산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때 함양 쪽 출발 지점이 함양군 수동면이었으나 거창군을 경유하기 위해 대전~통영 고속도로 지곡IC(북함양 분기점)로 변경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국토부와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시작 지점을 함양 지곡IC가 아닌 거창 IC로 하고 함양~거창 구간은 고속도로 신설 대신 기존 통영~대전고속도로와 광주~대구고속도로(88고속도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함양~거창 구간 고속도로 건설에 3900억 원가량 소요되지만 시간 단축 효과는 6분이어서 경제적 논리로만 봤을 때 충분히 검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함양군의회 관계자는 "함양에는 함양일반산업단지, 함양수동농공단지, 함양항노화산업단지 등이 조성되고 있어 교통망이 시급하다"며 "국토부는 함양~울산 고속도로 중 함양~거창 구간도 실시설계에 반영돼 있다고 하지만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