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의혹에 연루된 허남식(68) 전 부산시장이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사진=엘시티 비리 등에 연루된 혐의로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20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허 전 시장을 소환해 밤 11시까지 수뢰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한 뒤 자정께 귀가시켰다. 허 전 시장은 검찰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지만 조사를 받고 검찰청사를 나오면서는 "혐의와 관련해 충분히 진술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인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제3자 뇌물취득)로 구속한 허 전 시장의 고교 동문이자 향토기업 사장 이모(67) 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이 씨의 금품 수수를 알고 있었는지, 이 씨로부터 이 회장이 전달한 일부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허 전 시장이 함바(건설현장 식당) 금품 비리에 연루된 정황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허 전 시장이 고위직 공무원에게 지시해 함바 브로커 유상봉(71·수감 중) 씨가 부산 아파트 공사현장의 함바 운영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허 전 시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허 전 시장의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반면 허 전 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엘시티는 물론 함바와 관련해 부정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산지검장을 역임한 법무법인 율우의 정인창(53·사법연수원 18기) 대표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허 전 시장은 2004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3선 시장을 지낸 뒤 지난해 6월부터 장관급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