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가 문제인지 밝혀야" 반론도

부산경찰청의 체감안전도 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한 부산 사상경찰서가 주민이 불안해한다는 이유로 평가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한 체감안전도 평가에서 사상경찰서가 15개 경찰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찰은 전화 설문조사를 통해 거주지의 범죄·교통사고 안전도와 법질서 준수도를 측정해 체감안전도를 평가한다. 결과는 치안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활용된다.

그러나 사상경찰서는 체감안전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5대 범죄 검거율을 비롯해 객관적 지표가 나쁘지 않은데 체감안전도가 공개되면 주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사상경찰서의 5대 범죄 검거율은 74.8%로 부산 평균인 75.8%와 비슷하다. 2010년 2월 여중생을 납치해 살해한 '김길태 사건'이 각인된 탓에 체감안전도가 낮은 것일뿐 실제 치안 성과가 나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도 "지역 간 편차가 공개되면 주민들 반발은 물론 경찰관 사기 저하가 우려돼 내부 자료로만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체감안전도를 공개해 주민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성열 사상구의원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공개돼야 치안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체감안전도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범죄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내부 자료용'이라는 부산지역 경찰과 달리 체감안전도 평가가 우수한 경찰서는 자체적으로 점수를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경찰청본청 평가에서 지방청별 1위를 차지한 전남경찰청은 종합점수 71.8점과 세부 평가 항목인 범죄 안전도·교통사고 안전도·법질서 준수도 점수를 공개했다.

권창만 사상경찰서장은 "김길태 사건을 계기로 덕포파출소 신설과 폐·공가 CCTV 설치를 비롯해 치안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주민의 불안을 모두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