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 이후 문화계블랙리스트 사건의 '몸통'인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 심사를 맡은 성창호 판사가 또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기춘과 조윤선. 연합뉴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 판사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법대 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해 남부지법판사와 법원행정처를 거친 법조계 내 엘리트 법관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간 영장 전담 판사로 근무하면서 시대·정치적으로 굵직한 여러 사건을 맡으며, 사회적으로 부정·긍정적인 여론을 모두 받아왔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성 판사의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 결정과 고 백남기 씨의 부검 영장 발부다.

　앞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조원동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수석이 2013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해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는 게 혐의(강요 미수)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시 성 판사는 조 전 수석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 후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당시 성 판사의 결정을 두고 "사법양심 살아있었다"는 사회적 반응도 있었지만, "정권의 편을 들었다"며 비난 여론이 쇄도하기도 했다.

　또 성 판사는 지난해 9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살수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300여 일만에 숨진 백남기 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 영장을 발부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당시 1차로 영장청구가 기각된 뒤 경찰이 다시 영장을 청구하자, 성 판사는 유족 참관 등의 '집행 방법 제한'을 걸고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선 부당한 영장집행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성 판사는 지난 7월에는 채널 재승인 로비 의혹과 비자금 조성, 증거인멸 등 의혹을 받았던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적도 있다.

　이처럼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사건에 대해 성 판사가 여러 차례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김기준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의 영장실질심사 역시 기각 결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성 부장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예측 대로 기각이 될지 아니면 발부로 갈지 국민 모두가 그의 처분 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