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 위험 크고 소음 피해"
- 맞은편 아파트 민원에 문 닫아
- 주민들 입구 변경 검토 권유
- 시 "대로변·녹지대라 어려워"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주차난 해소를 위해 거액을 들여 조성한 대규모 공영주차장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진주시가 114억 원을 들여 들여 조성한 혁신도시 내 공영주차장(도로 왼쪽)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폐쇄돼 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진주시는 지난해 8월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혁신도시에 114억 원을 들여 총 926대 수용 규모의 공영주차장(면적 2만1240㎡)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 주차장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국제 농식품박람회 때 잠시 사용된 이후 돌연 폐쇄됐다. 공영주차장 입구 맞은편에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1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이 아파트 주민 600여 세대는 "공영주차장 입구가 아파트 입구 건너편에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큰 데다 버스 등 대형차량이 오가며 내뿜는 분진과 소음으로 피해가 크다"며 진주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시는 이 같은 민원이 잇따르자 주차장 입구를 폐쇄했다. 현재 축구장 두 개 면적의 넓은 주차장에는 차량이 한 대도 없어 반듯하게 흰색으로 그어진 주차선이 없으면 주차장으로 보기 힘들 정도이다.

대형주차장 입구를 막아버리면서 일대는 불법 주차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폐쇄된 공영주차장 서쪽에 있는 진주종합경기장 내 예식장의 주차장은 주말이면 하객들이 몰고 온 차량으로 몸살을 겪으면서 인근 6차로는 심한 체증을 빚고 있다.

멀쩡한 대형 주차장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주차장 입구를 변경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LH 아파트 주민들은 주차장 입구를 대로변인 남쪽이나 반대쪽 공원 방향으로 내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 정모(54) 씨는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는 차량으로 인해 어린이와 노약자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주차장 입구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는 주차장 입구 변경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진주혁신도시 개발 계획과 국토부가 확정 고시한 시행 계획에 따라 대로변은 차량 진출입 불허구간으로 지정돼 있다는 것이다. 또 대로변 사이에는 완충 녹지대까지 조성돼 있는 데다 공원 방면인 반대쪽 역시 도시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주차장 입구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주차장 입구를 6차 대로변 방향인 남쪽으로 옮길 수 있지만 그리 멀지 않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설득해 이른 시일 내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