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웅상주민, 가동중단 요구
- 업체가 낸 영업정지 소송 승소
- 25일부터 가동 멈추기로

경남 양산시와 시민이 협치를 통해 장기간 주민을 힘들게 해온 폐기물 처리업체의 소각장 가동 중단을 이끌어냈다.

양산 웅상 소주공단 내 폐기물 처리업체인 A사는 오는 25일까지 잔여 폐기물을 처리한 후 그 이후부터는 현 장소에서 소각장 가동을 하지 못한다. 이 업체가 양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정지 처분 행정소송에서 최근 패소하고 항소를 포기해 소송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 결과로 웅상주민들은 오랫동안 시달려온 A사 소각장 고통에서 벗어나게 됐다.

앞서 지난해 6월 말로 경남개발공사와의 소각장 임대 기한이 만료됐는데도 운영을 계속한다며 양산시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자 이 업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는 2009년 경남개발공사로부터 하루 30t 처리용량의 웅상소주공단 내 폐기물 소각장 시설을 임대받아 사업장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고 있다. 이 소각장은 아파트 등 주거 밀집지와 불과 300m가량 떨어져 있어 소각장과 소주공단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으로 웅상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어 왔다. 시는 이번 조처를 계기로 소주공단 내 송학제지 소각장 역시 다른 곳으로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양산시와 웅상주민의 협치로 도출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양산시는 A사 소각장 가동에 따른 민원이 잇따르자 수년 전부터 시설 소유자인 경남개발공사와 감독기관인 경남도를 방문해 지역 사정을 설명하고 가동중단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특히 홍준표 경남지사 취임 이후 도가 가동중단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자 시는 이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설정해 담당 과장과 계장이 수시로 도 관계자를 만났다. 나동연 양산시장도 홍 지사 등 관계자를 만나 설득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민들도 '소주동 환경개선위원회'라는 단체를 조직해 소각장 가동에 따른 피해를 공론화하고 잇따라 집회를 여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집회에는 바르게살기 등 웅상지역 50여개 사회단체가 모두 참여해 소각장 가동에 따른 심각성을 한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시는 집회상황을 도에 보고하고 더욱 집요하게 도를 설득해 결국 경남개발공사의 양보를 끌어냈다. 나 시장은 "소각장 가동 중단은 시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일궈낸 거브넌스(협치)의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