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 갖춰
- 추가이탈 전망…지역정가 급변

경남도의회 정치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옮겨가면서 새누리당 독주체제가 무너졌다. 이들은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복수의 교섭단체 구성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새누리당 일당 구도인 현재의 도의회 운영 체제 변화는 불가피하다.

새누리당과 무소속 도의원 13명은 17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은 예상원(밀양2) 황대열(고성2) 이만호(함안1) 이갑재(하동) 김진부(진주4) 최학범(김해1) 박병영(김해4) 김홍진(김해3) 천영기(통영2) 의원 등 9명이다. 무소속으로는 김부영(창녕1) 강민국(진주3) 허좌영(김해2) 제정훈(고성1) 의원이 동참했다.

이들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그동안 사랑했던 새누리당을 떠나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고자 한다"며 "지금 새누리당은 보수의 가치를 망각한 채 오직 당내 이권 다툼에만 몰두하는 소위 '친박 패권세력'의 사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스스로 공당이기를 거부하는 새누리당에서는 더 이상의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워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채 진정한 보수의 길을 걷고자 새누리당을 탈당한다"며 "당의 사당화와 패권정치를 거부하는 건강한 보수의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바른정당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8일 바른정당 경남도당 창당대회 이후 도의회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도의원 총원의 10%를 넘기는 정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그동안 도의원들의 당적별 구성은 전체 53명 중 새누리당 45명, 무소속 5명, 민주당1명, 국민의당 1명, 정의당 1명이었다. 하지만 이날 도의원들의 탈당으로 새누리당은 36명, 무소속은 1명으로 줄었고 바른정당은 13명으로 원내교섭단체 요건을 갖추게 됐다. 또 7, 8명의 도의원이 추가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되면 도의회는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새누리당 주도의 도의회 운영에 견제세력이 생긴다. 그동안 도의원 대부분이 새누리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 대해 사전 조율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 왔다. 그러나 야당 원내교섭단체가 탄생해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사안마다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당적 변경을 의장에 신고하는 절차상 변화는 물론 원내대표 사무공간과 교섭단체 간 회의실 마련, 원내대표가 의회운영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석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등 외형적 변화가 수반된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