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전 수석 개입 의혹
- 피고소인 박 대통령으로
- 국정농단 연관해 수사 촉구

한국해양대를 비롯해 국립대 총장 1순위 후보였던 교수 8명이 1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소장을 제출한다. 2순위 후보가 총장에 임명된 과정과 '국정 농단' 의혹 간 연관성이 있는지 밝혀달라는 취지에서다. 과거 정부에서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된 사례는 없었다.

한국해양대 방광현 교수는 "오는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고소인은 방 교수와 경상대 권순기·경북대 김사열·충남대 김영상·공주대 김현규·한국방송통신대 류수노·전주교육대 이용주·순천대 정순관 교수이다. 8명 모두 총장 1순위 후보로 선출됐음에도 교육부가 총장 임명을 거부했다. 피고소인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포함됐다. 고소장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립대 총장 임명 개입설을 비롯해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이 상세히 담긴다.

방 교수는 "교육부는 1순위 후보를 총장으로 임명하지 않은 이유를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교수·교직원·학생·동문의 투표에서 1순위로 당선됐는데도 합당한 이유를 내놓지 않아 의혹만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 교수는 지난해 4월 한국해양대 총장 선거에서 1순위 후보로 뽑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4개월 뒤 2순위 후보인 박한일 교수를 총장에 임명했다.

국·공립대는 통상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1·2순위 후보를 교육부에 추천한다. 교육부가 이 중 한 명을 임용 제청하면 국무회의에서 심의해 대통령이 재가하는 과정을 거쳐 임용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10월 순천대를 시작으로 경상대(2016년 6월) 충남대·한국해양대(〃 8월) 경북대(〃 10월) 등 다섯 차례에 걸쳐 1순위 후보자 대신 2순위 후보를 총장으로 임명했다. 또 공주대·광주교대·전주교대·방송통신대의 경우 교육부가 총장 후보를 임명하지 않아 길게는 2년 넘게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이들 대학에 새 총장 후보를 선출하라고 지시했다.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정부에 비판적인 교수들을 총장 임용에서 배제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반면 교육부 측은 "기존에는 관행적으로 1순위 후보만 교육부 인사위원회에서 검증했지만 2015년 11월부터 '무순위 추천'으로 제도가 바뀌어 두 명의 후보를 모두 검증해 임용 제청한다"며 "순천대는 무순위 추천 제도가 내부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과도기적 시점에서 처음으로 2순위가 검증 대상에 올라 최종 임명된 예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또 1순위 후보가 탈락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데 대해 "총장 임용 문제가 내부적 의사결정인 만큼 사유를 명시할 필요가 없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현재 경북대와 공주대에서 (1순위가 제외된 사유를 밝히라는) 소송을 걸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