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힘들어져 다락방 생활에도
- 타이어펑크 수리비 7년째 전달

자동차 정비 기능장이 아내와 가게 다락방에 살면서도 7년째 저소득층을 위한 쌀 기부에 나서 감동을 주고 있다.

	타이어 수리비를 모아 7년째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김영수 씨. 서순용 선임기자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서 차량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김영수(60) 기능장은 15일 구서1동 주민센터에 20㎏ 쌀 58포대를 기부했다. 쌀은 구서1동 주민센터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에 나눠줄 예정이다.

김 기능장은 2010년부터 연말마다 타이어 펑크 수리비용을 모아 매년 약 200만 원 상당의 쌀을 기부하고 있다. 빈 LPG 가스통에 동전 크기만한 구멍을 뚫어 만든 기부함을 열 때가 김 기능장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그도 남을 도울 만큼 여유 있는 형편은 아니다. 2008년 땅을 매입해 정비센터를 지을 때 거액의 빚을 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세입자 신분으로 정비센터를 운영했는데, 자리를 잡을만하면 토지 소유자가 건물을 짓거나 임대료를 올리는 통에 옮겨 다니기 일쑤였다. 센터를 이전한 후 단골손님마저 끊겨 부도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겨우 버텨냈지만 아직도 빚이 4억 원이나 된다. 47년 동안 자동차 정비 기술을 쌓아 기능장 반열에까지 올랐지만 아직 집 한 채 없이 정비센터 다락방에서 아내와 살고 있다.

기부를 시작했을 때 가족들은 "우리가 힘든데 누굴 돕겠단 말이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정비 센터에 방문한 고객들로부터 좋은 일 한다는 칭찬이 끊이질 않자 생각이 바뀌었다. 김 기능장의 선행을 보고 주변 정비센터에서도 기부를 시작해 마음이 뿌듯하다.

김 기능장은 "부도 위기가 닥치니 중학교를 졸업하고 정비기술 배우겠다고 아등바등하던 때가 생각났다"며 "어린 나이에 홀로서기 하던 때 조그만 도움이 간절했는데, 이 쌀을 받는 아이들이 따뜻한 밥 지어 먹고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