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복지국은 포상금 1000만 원
- 복무 중 다리 잃은 장병에 전달
- '사랑의 온도탑' 작년보다 뜨거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흉흉한 연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있어 세상을 살맛 나게 만든다.

대진여객 소속 버스 기사 등이 최근 반송1동 주민센터에 성금 635만 원을 전달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1동 주민센터에 최근 634만5000원의 성금이 전달됐다. ㈜대진여객 소속 버스 기사와 직원 등 90여 명이 "어려운 주민을 위해 써 달라"며 건넨 돈이었다. 성금액은 직원들이 지난 1월부터 급여에서 5000~2만 원 정도를 떼서 모았다.

대진여객은 해운대구 반송동 종점과 사상구 신라대를 오가는 129-1번 버스를 20년 넘게 운행 중이다. 반송동은 1960년부터 시작된 개발사업 탓에 오갈 데 없는 판자촌 주민이 모인 정책이주지다. 버스를 몰며 이웃들의 딱한 사연을 접한 몇몇 기사가 '주민들을 돕자'며 돈을 거두기 시작한 데서 기부문화가 싹텄다. 내친김에 2010년 '대진여객 사랑나눔회'를 꾸린 기사들은 올해까지 7회째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지금까지 모은 3800만 원 상당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주민센터를 거쳐 지역의 홀몸어르신세대 등에 전달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사들은 성금 모금 외에도 매월 정기적으로 반송동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을 돌며 어르신을 수발하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9일 부산시 공무원들의 성금을 받은 김모 상병 .

부산시 사회복지국 직원들은 9일 복지사업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타낸 포상금 1000만 원을 군 복무 중 다친 장병에게 전달했다. 해운대구 출신인 김모(21) 상병은 지난 7월 말 강원도 철원군 GOP에서 작업 중 대인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을 밟아 오른쪽 다리를 잃었지만, 군에서 보상금으로 800만 원만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샀다.

시 이병진 사회복지국장은 "부산의 한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꿈까지 포기하게 생겼다는 사연이 안타까웠다. 포상금을 김 상병에게 주자는 제안에 직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시 직원들은 이날 김 상병의 집을 찾아 위로금을 전달하고 쾌유를 빌었다. 북구 구포3동 주민의 기부모임인 '천원의 행복'은 회원 30명이 한 달에 1000원씩 낸 돈으로 라면 96박스를 구입해 소외계층에 나눠주는 등 일선 구·군에서도 연말 나눔 문화가 퍼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이날 22도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시기 16.7도보다 기부 참여율이 높다. 내년 1월 말까지 100억7000만 원을 모금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이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며 적지 않은 돈을 냈다. 시민들의 소액기부가 잇따른다면 100도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