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 5층…서민자녀 400명 수용
- 식비 등 포함 비용 월 15만 원
- 서울 기숙사비 '3분의 1' 수준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경남도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반값 기숙사'인 '남명학사'(조감도)가 서울 강남에 착공됐다. 남명학사는 조선 중기 대유학자인 합천 출신 남명 조식(1501∼1572)의 호를 땄다.

남명학사 착공식이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곡동 신축 부지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 지역주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용우 기자

경남도는 1일 오후 홍준표 도지사 역점 시책인 '서민 자녀 교육지원사업'의 하나인 남명학사 착공식을 강남구 자곡동에서 가졌다. 착공식에는 홍 지사를 비롯해 도의원, 재경도민회 회원, 남명 조식 선생 후손, 서민 자녀 장학생,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착공식은 축하공연, 경과보고, 기념축포 순으로 진행됐다. 홍 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도는 '서민자녀 4단계 지원사업'을 추진해 부모의 경제 능력에 영향 받지 않고 공부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개관 예정인 남명학사는 KTX 수서역과 인접한 주택지구 4480㎡에 지하 1층, 지상 5층의 기숙사와 지상 3층의 커뮤니티동으로 짓는다. 2인실 200개로 서민 자녀 등 수도권 대학생 400명을 수용한다. 도서관 정독실 체력단련장 카페 매점 게스트룸 강당 택배실 식당도 들어서는 등 고급 콘도미니엄 수준이다. 학생 부담은 밥값을 포함해 월 15만 원 선. 이는 서울지역 대학기숙사의 3분의 1, 대학가 원룸의 6분의 1 수준이다. 서울지역 대학의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 30만∼40만 원(식비 제외)이다.

남명학사 조감도

남명학사는 KTX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진주까지 1시간40분이 걸리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버스로 30분대 거리여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 서울남부터미널과도 가깝고 서울역은 15㎞ 거리다. 서울대는 직선거리로 14㎞, 고려대는 16㎞ 정도 떨어져 있다. 가천대 동서울대도 부근에 있다.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지하철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학생들의 등교 편의를 위해 지하철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에 기숙사를 운영하는 광역자치단체는 강원 충북 전남·북 제주 등 7곳이며, 영남권 5개 시·도 중에는 경남이 처음이다.

재경 기숙사 건립은 2002년 당시 김혁규 지사 공약사업으로 검토되다가 2007년 김태호 지사 시절 설립방안 용역까지 시행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만 위한 특혜라는 지적과 재원 조달 및 부지 확보 어려움 등으로 실제 추진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홍 지사가 지난해 7월 1일 민선 6기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 서민 자녀 교육지원을 위해 남명학사 건립계획을 밝히면서 재추진됐다. 이번 기숙사 건립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비는 347억 원으로 도비는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지난해 경남개발공사가 창사 18년 만에 처음 경영성과로 배당한 200억 원으로 부지(88억 원) 매입 및 공사를 시작했다. 각종 건축비용도 경남개발공사 배당금으로 충당한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