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가 미륵도관광특구 내 흉물로 남아 있는 조선사 크레인(본지 지난 8월 8일 자 11면 보도)을 철거하는 작업에 나섰다.

경남 통영시 미륵도관광광특구 내에 조선사 크레인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통영시는 미륵도 조선 3사(신아sb, 한국야나세, 해진) 대표에게 공문을 보내 크레인 철거에 조속히 나설 줄 것을 촉구했다고 29일 밝혔다.

미륵도 조선 3사는 한때 지역경제의 든든한 중심축이었으나 조선 불황 여파로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이제는 관광특구 내 흉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특히 하늘 높이 치솟은 크레인 10여 개는 해안 경관을 해치는 데다 붕괴 위험마저 안고 있어 서둘러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가 조선소의 상징인 크레인 철거 요청에 나선 것은 조선 3사가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조선 3사의 부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해안 경관 정비와 안전사고 예방에 우선 주력하겠다는 조처다.

시는 공문을 통해 "조업 중단으로 3, 4년 전부터 크레인이 가동되지 않고 염분, 해풍 등으로 낡고 노후화돼 강풍 같은 기상 악화 시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는 민원이 가중되고 있다"며 "인근 주택가 상공에 떠 있어 위험이 큰 만큼 가동하지 않는 크레인을 조속히 철거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는 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에도 조업 중단 중인 미륵도 조선 3사 내 크레인 시설물에 대해 안점점검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미륵도 조선 3사가 휴업 또는 조업 중단 상태에 있고 일부는 채권단이 청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조선소 채권단에게도 크레인 철거 작업을 요청할 방침이다. 시민 최모(49) 씨는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걱정했다.

시는 미륵도관광특구에 외자를 유치해 관광객을 끌어모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방치돼 있는 조선 3사가 가장 큰 난제로 대두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단 흉물인 조선소 크레인부터 철거해 해안 경관을 정비한 뒤 민자 유치 등을 통한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