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대표 조선업 불황 여파로
- 공업·상업계열 인기 떨어진 탓
- 일부 부문은 지원자 1명도 없어
- 대안학교는 지원자 몰려 '대조'

2017학년도 경남지역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 전체 정원 대비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지역 대표 업종인 조선업의 불황으로 취업난이 우려되면서 조선·공업·상업계열 지원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남도교육청은 2017학년도 전기 특성화고 원서 접수 마감 결과 총 4493명 모집 정원에 4164명이 지원해 평균 0.9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전기 특성화고 경쟁률 1.12 대 1보다 다소 하락한 것으로, 전체 정원 대비 미달 사태는 이례적이다.

특히 도내 특성화고 총 38개 중 21곳이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보다 배로 늘어난 것이다. 또 단 한 명도 지원자가 없거나 지원자가 1명에 그친 학교도 있었다. 밀양전자고 신재생에너지부문은 23명 모집에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특성화고 중 모집 정원이 가장 많은 창원기계공고는 423명 모집에 412명이 지원해 0.97 대 1, 경남정보고 0.89 대 1, 경남해양과학고 0.61 대 1, 남해 정보산업고 0.4 대 1, 거제여상 0.28 대 1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성화고의 무더기 미달 사태는 최악의 조선 불황 등 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도 교육청 측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다 경남 지역 특성상 조선 업종의 불황에 따른 불안감이 커 특성화고에 대한 인기가 시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내년도 중학교 예비 졸업자 수가 올해에 비해 4700여 명가량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교육청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가 줄어들면서 정원 미달 사태를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특성화고 중 체험위주 교육을 하는 대안학교들의 경우 지리산고 3.45 대 1, 간디고 2.98 대 1, 태봉고 2.13 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또 2017학년도 신설되는 밀양영화고 1.90 대 1, 고성음악고 1.33 대 1을 기록하면서 첫 모집인데도 관심을 받았다. 도내 최고 경쟁률을 보인 지리산고의 경우 수업료가 전액 면제인 데다 지난해 졸업생 20명 중 12명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국에서 우수 학생들이 몰렸다.

이외 졸업 후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경남간호고(2.17 대 1)와 경남항공고(1.43 대 1)도 선방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진학부터 개성을 계발할 수 있는 대안학교와 졸업 후 취업을 염두에 두고 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