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준공 107년이 된 부산시 어린대공원 내 성지곡 수원지 댐이 부전천 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량 확대와 경주 지진 여파로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 제공

- 퇴적물 쌓여 약 50만 t인 저수량
- 여수로 제방 높여 늘릴 계획도

부산시가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성지곡 수원지 댐의 정밀 안전진단을 추진한다. 부전천 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량 확대와 경주 지진의 여파로 100년이 넘은 구조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진구는 11일 성지곡 수원지 댐의 정밀 안전진단을 부산시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전문가들도 최근 부전천 복원 토론회에서 안전진단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주 지진과 수백 차례 여진 때문에 불안감이 커진 만큼 조속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성지곡 수원지는 1909년 준공돼 올해로 107년째를 맞았다. 설계 저수량은 61만t이다. 댐은 길이 112m에 높이 27m 규모다. 국내에서 처음 축조된 콘크리트 중력식 댐으로 2008년 7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지난 9월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이어 수백 차례 여진이 발생하자 이 댐을 포함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부산시가 부전천 유지용수를 성지곡에서 공급하기로 결정해 이 댐을 보강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저수량이 늘어나면 댐이 받는 압력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성지곡 수원지는 1998년 이후 한 번도 준설하지 않아 퇴적물이 쌓인 탓에 현재는 약 50만t을 저수할 수 있다. 부산시는 수원지 바닥을 준설하고 여수로(여분의 물을 흘려보내는 통로) 제방을 1m 높여 저수량을 현재보다 12만t 더 늘릴 계획이다.

부산시도 댐 정밀진단과 보강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수원지 수질이 끓여 마셔도 되는 수준(BOD 1.8ppm)으로 깨끗해 대형 재난 때 비상급수 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부산진구 내 민방위 급수시설은 대부분 수백t 용량으로 재난 때 식수·생활용수 등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부전천 복원 실시설계비를 활용해 정밀진단과 댐 보강에 나설 예정이다. 예산이 부족하면 별도 예산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