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작년 확보율 114.2%

- 일부 기숙사는 벌써 공실

정부 재정사업에 선정되거나 신청할 예정인 부산의 4년제 대학들이 앞다퉈 건물 신·증축에 나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교육여건 개선은 환영할 만하지만 매년 학령인구와 정원이 감소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자원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4년제인 부산 12개 대학의 교사시설 확보율은 2014년 평균 111.8%에서 지난해 114.2%로 상승했다. 부산가톨릭대(144.1%)가 가장 높고 고신대(135%) 부산대 (134.8%) 부경대(125.2%)가 뒤를 이었다.

올해는 교육부의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신·증축과 기숙사 건립에 나서 교사확보율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프라임사업은 인문계열 정원을 줄이고 공과대학 정원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프라임사업 대형부문(국비 3년간 450억 원)에 선정된 동의대는 총 38억 원을 투입해 공과대학 2개 층을 증축 중이다. 대학 측은 "강의실·실험실을 비롯해 증·신축 계획을 넣지 않으면 사업에 선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라임사업 소형부문과 특성화(CK) 사업에 각각 선정된 신라대와 부산가톨릭대도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고신대도 744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올해 말 완공할 예정이다.

교사시설 확보율은 정부기관이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다.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교사 확보율'과 '전임교원 확보율'은 중요한 정량지표이다. 전임교원이 부족한 대학은 교사 확보율을 높이면 그만큼 평가점수가 오른다. 대학이 재정난에도 증축 또는 신축에 나선 이유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2%대 저리 융자를 받을 수 있는 기숙사와 민간투자사업(BTL)을 끌어들인 기숙사도 교사 확보율에 포함된다.

대학가에선 입학정원 축소에 따라 시설 확장이 장래 재정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산 12개 대학의 입학정원은 2013년 대비 올해 2413명 줄었다. 경기(3048명) 경북(2492명)에 이어 3번째로 큰 감축 규모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기숙사 확충 열풍이 불면서 일부 대학에선 벌써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최대 규모 기숙사를 개관한 동의대의 경우 수용규모(3113명)가 대폭 늘어 현재 6%(188명)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2018년까지 부산의 4년제 대학 정원이 2000명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처럼 경쟁적으로 건물만 짓다가 나중에 큰 짐이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