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최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수사를 맡아 참고인을 불러 속도를 내는 듯하지만,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배당하면서 사실상 시간 끌기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두 재단 관련자인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던 수사는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누구든 엄정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다소 속도를 내고 있는 듯 보인다.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검찰은 사건을 특수부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했다. 형사8부는 형사부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사 중인 사안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또 검사를 추가 배치해 사실상 특수부와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형사부는 고소·고발 사건, 경찰에서 넘어오는 사건을 소화해 검사 1명당 적게는 30건 많게는 100건의 사건이 돌아간다.

이런 가운데 형사부 검사가 이런 하나의 대형 사건에 집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사건이 복잡하게 얽힌 데다 주요 관련자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자취를 감춰 수사가 쉽지 않다. 형사부에 배당되는 일반 사건처럼 더디게 진행 될 수밖에 없다.

형사부와 달리 특수부는 특정 사건에 검사 6, 7명이 맡아 1, 2개월 안에 맺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형사부에 배당한 것은 여론이 잠잠해지면 차근차근 혹은 천천히 진행한 후에 무혐의 등으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3일 김 전 이사장과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 이 재단 담당이었던 전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등 주요 참고인들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K스포츠재단 김 이사를 상대로 자금 모금 경위와 사용처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는 취재진에게 "최순실 씨를 잘 모른다"고 답한 뒤 조사실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검찰은 22일에도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관여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문체부 실무자들을 조사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