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불출석' 대응책 논의
- 당초 강경 입장서 한 발 물러서

경남도의회가 19일 홍준표 도지사의 본회의 불출석과 관련해 긴급 의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홍 지사의 의회 경시 태도가 도를 넘어섰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도의회는 회의 후 예상과 달리 어정쩡한 입장을 발표했다. 의사진행 보이콧 등과 같은 강경책 대신 출석을 요구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도의회의 태도 변화는 도의 강경한 입장에 타협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도의회는 이날 의장단 회의를 열어 홍 지사의 도의회 불출석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사전 조율 없는 홍 지사의 본회의 불출석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홍 지사는 제340회 임시회의 두 차례 본회의(지난 6, 13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태풍 '차바' 피해현장 방문이 이유였다. 특히 13일 본회의는 당일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동식 의장을 비롯한 부의장 상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의장은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는 상호 신뢰와 존중의 기조 아래 견제와 협력을 해야 한다"며 "단체장의 의회출석이 권리라는 주장은 도민의 대표기관인 도의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장은 향후 대책과 관련해 "도의회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본회의 개회 때마다 도지사의 출석을 요구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도의회의 태도 변화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도와 충돌을 피하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도는 "지방자치법에 도지사의 도의회 출석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리사항이다. 국회가 회기 때 대통령의 출석을 강제하지 않듯이 지방의회도 지방단체장의 출석을 강제할 수 없다는 취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다음 달 정례회 때부터 양측이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도의회가 물러섰다는 것이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