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장기화로 발주 사라지며
- 2년 가까이 신규 수주물량 없어
- 내년 말이면 남은 일감도 바닥

- 노조 전 조합원 또 7시간 파업

조선업계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 때문에 내년에 해양과 플랜트사업 부문에서만 인력의 30∼40%가 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날 노조는 전 조합원 총파업을 감행했다.

현대중공업은 13일 배포한 소식지에서 현재 선박 수주도 잘 안되고 있지만 해양과 플랜트 부문은 더 심각한 일감 부족 현상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해양사업 부문의 경우 2014년 11월 해상 플랫폼 1기를 수주한 이후 2년 가까이 신규 수주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골리앗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고르곤 LNG 플랜트 등 해양공장을 채웠던 공사가 모두 끝나 현재 해양공장 야드에서 작업 중인 공사는 6개뿐이다. 이들 공사도 내년 7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그 이후에는 내년 초에 시작할 UAE 발주 해상 플랫폼 공사 1개만 남는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해양 부문 수주 급감은 저유가 장기화로 오일 메이저들이 추진하거나 계획했던 각종 해양 개발 프로젝트를 보류·취소하면서 신규 발주 물량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분석했다.

회사는 추가 수주를 위해 현재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U) 공사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는 연내까지 더 이상 입찰 프로젝트조차 없고, 설사 FPU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착공까지는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내년 하반기부터 30% 정도의 유휴 인력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의 전망이다.

플랜트 부문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현재 중동에서 각각 3건의 대형 발전플랜트와 정유공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인력이 투입된 발전플랜트 공사가 올해 연말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해당 인력의 40%가 일손을 놓아야 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런 가운데 노조는 이날 또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출근하자마자 오전 9시부터 전체 조합원 1만7000여 명에게 파업 지침을 내려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조업이 중단됐다. 노조가 전 조합원 참여 지침을 내린 것은 지난 5월 10일 노사 상견례 이후 6번째다. 노사는 올 임단협과 함께 희망퇴직과 분사 등 구조조정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