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억 원어치 내다 판 12명 적발

고급 외제 차를 낡은 승합차로 속여 해외에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급 외제 차를 연식이 오래된 차로 속여 서류를 조작한 뒤 캄보디아에 수출한 혐의(관세법 등 위반)로 총책인 C(43) 씨 등 12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외제 차 10대(시가 20억 원)와 트럭 14대(시가 3억4000만 원)를 캄보디아에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C 씨는 캄보디아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외제 차 수출이 돈이 될 것으로 판단해 자금 조달책, 매입책, 운반책, 밀수출책 등을 모아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자금 조달책이 외제 차 구입비를 마련했고, 인터넷으로 도난당했거나 저당이 잡힌 대포차를 물색해 시세보다 싸게 차를 샀다. 그 이후 밀수출책이 폐차인수증명서 등 수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해 외제 차를 연식 20년 된 승합차로 둔갑시켰다. 이렇게 캄보디아에 도착한 외제 차는 이들이 구매한 비용보다 2~3배 비싸게 팔렸다. 이들은 차를 컨테이너에 실어 수출할 때 차량형 검색기(X레이 검사)를 거치고 컨테이너 상자를 완전히 열어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눈속임을 했다.

이들은 또 폐차증명서가 없어 해외에 수출할 수 없는 트럭과 승합차 14대를 엔진과 차량 앞부분을 분리해 차량 부품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뒤 캄보디아에 수출했다. 이렇게 나간 트럭은 현지에서 용접 과정을 거쳐 완성 차로 판매됐다. 경찰은 C 씨 일당이 이런 방법으로 10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