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구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그 사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새벽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를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떠나며 차에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친형인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400억원)과 서미경(57)-신유미(33) 씨에 100억원을 비롯해 약 500억의 부당 급여를 챙겨준 혐의를 받았다. 신 회장은 또 2005∼2013년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서 씨와 신 전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원실업·시네마통상에 줘 77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2009∼2010년 현금인출기 제조사인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 다른계열사를 동원해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있다.

반면 신 회장은 지난 20일 소환 조사 때 비자금 조성이나 계열사 간의 배임성 자산 이전에서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거나 범죄 의도가 없었다면서 주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신 전 회장은 주요 혐의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을 직접 챙기던 시기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주된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신 전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검찰은 영장심사 때 신 회장의 주요 혐의가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승계의 잠재적 경쟁자에게 금전적 이득을 제공해 뒤로 물러나게 하거나 자신의 경영 실패를 숨기고자 특정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논리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