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관찰 망원경 억지로 돌려
- 민가 훔쳐봐 남구 대응 고심

부산지역 한 유명 관광지가 중국인 관광객의 민폐 행각에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 부산 남구의 집계를 보면 오륙도 스카이워크를 찾은 누적 방문객의 수는 지난해 8월 기준 68만8000명에서 올해 80만 명으로 15%가량 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방문객이 가장 적었던 지난 6월 7만2490명, 최다였던 지난달 13만159명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대비 매달 평균 방문객 수는 1만5000명이 늘어났다. 2013년 관광지로 문을 연 스카이워크는 지난해 말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을 넘었다. 올해는 다음 달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 명소를 찾는 관광객의 증가에도 남구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증가 폭의 대부분을 차지한 중국인 관광객의 민폐 행각으로 스카이워크를 방문하는 일반 시민의 민원 또한 늘고 있다.

기자가 지난 25일 오후 방문해 보니 스카이워크 주변으로 몰려든 인파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

투명한 바닥면을 통해 발아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스카이워크 관람 시 방문객은 덧신을 신고 관람 방향을 지켜 스카이워크를 거닐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인 대부분은 덧신을 착용하지 않은 채 관람 방향에 아랑곳하지 않고 드나들었다. 심지어 좁은 통로에 드러누운 채 사진을 찍어 다른 방문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스카이워크 입구 부근에 설치된 망원경도 몸살을 앓는다. 남구는 본래 관광객이 인근 바다나 섬을 자세히 볼 수 있게 하려고 20배율 렌즈가 장착된 망원경 4대를 이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고정된 망원경의 각도를 억지로 틀어 인근 대단지 아파트를 훔쳐봤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스카이워크에 산책 왔다가 망원경으로 아파트 쪽을 바라보며 낄낄대는 중국인의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남구는 지난 22일 망가진 망원경 1대를 회수해 수리를 맡겼다.

남구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남구 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입장료가 없고 관광버스 주차도 무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 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었다. 주민 민원을 해결하면서도 방문객이 불편하지 않은 방안을 찾아야 해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