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기물 쌓여 쓰레기천지
- 회동수원지 유입 오염 우려

26일 부산 금정구와 기장군의 '선동 상현마을~철마 장전2교 도로 개설 공사' 현장. 금정에서 기장 방면으로 약 2㎞를 달리자 비포장도로와 공사 현장이 나타난다. 인부들과 굴착기가 작업에 한창이다. 하지만 기장 구간으로 넘어가자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사람 한 명 없는 현장에는 슬레이트와 타일 등 건설폐기물이 불법으로 버려져 있고, 쓰레기가 담긴 포대 자루가 수북이 쌓여 있다. 공사장 바로 옆에는 회동수원지로 합류하는 철마천이 흐르고 있어 환경 오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지자체가 소송에 휘말리면서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장전2리~금정구 선동 상현마을을 연결하는 도로 공사가 26일 완공되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금정구와 기장군이 총 26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연장 4.5㎞ 도로가 기장 구간 건설사 부도 등의 이유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특히 기장군은 최소한의 현장 관리도 하지 않아 공사 구간은 쓰레기 투기장으로 전락했다. 이 지역이 상수도보호구역이란 사실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금정구는 총 2184m 길이 '선동 상현마을~기장 경계 도로(금정구분)' 중 현재까지 완성된 도로는 1975m라고 밝혔다. 2009년부터 8년 동안 79억6700만 원을 투입했고, 2018년까지 209m를 더 개설해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반면 기장군은 2014년 도급 건설사 Y사가 부도가 나 2년 넘게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군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80억 원을 투입해 1800m가량(총 도로 길이 2383m

)에 임시 포장도로를 개설했다. 그러다 2014년 Y사가 자금 상황 악화로 인한 건설산업법 위반으로 건설업 등록이 말소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그해 6월 Y사는 계약을 해지한 군을 상대로 장기 공사 계약해지 취소 소송을 냈다. 지난 2월 대법원에서 군의 손을 들어주면서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지난 4월 Y사가 군을 상대로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 재개 시기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금정구는 공사를 마치더라도 기장 구간의 사업 완료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오랫동안 공사해 일부 도로의 노후화가 시작된 마당에 기장군의 사업 완료를 기다리다 개통 전에 재포장해야 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환경 오염도 문제다. 기장 구간 옆으로는 회동수원지로 유입되는 철마천이 길게 흐르고 있다. 이곳에 방치된 쓰레기의 오염 물질은 비가 오면 철마천과 회동수원지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회동수원지 물은 동래구 전체와 금정·기장·해운대·연제구 일대에 식수로 공급된다.

금정구의회 박인영 부의장은 "두 지자체가 더 긴밀하게 협의했어야 했다"며 "또 국비가 투입되는 대형 공사는 예산이 찔끔찔끔 내려오는 탓에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내년에는 새로운 건설사를 찾아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해명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