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공공기관노조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춘투(春鬪)만큼 추투(秋鬪)의 기세가 뜨거워지고 있다. 철도와 지하철은 물론 현대자동차까지 파업에 돌입하면서 노사정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물류의 핏줄인 화물연대도 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공공기관 성과연봉·퇴출제를 공공 노동자의 총파업으로 막겠다"면서 쟁의권을 확보한 15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노동조합이 무기한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투쟁지침을 발표했다.

또 "성과연봉제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정규직화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총파업에 돌입해도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 총파업 장기화 여부는 정부가 얼마나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6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 출입하는 차량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17만명 중 공공기관 조합원은 8만4000여 명이다.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노조원은 철도노조 1만8900여명과 건강보험노조 1만900여 명을 비롯해 총 6만2800여 명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도 이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 조합원이 파업에 나선 것은 12년 만이다. 노조는 이날 전 조합원이 부서별로 단합대회를 연다. 현대차 울산·전주·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은 이미 멈췄다.

노조는 27일부터 30일까지도 매일 6시간 파업한다. 교섭이 열리는 날에는 4시간만 파업하기로 했다. 노사는 파업과는 별개로 주중 집중 교섭을 열고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화물연대 본부도 지난 24일 정부의 수급조절제 폐지를 골자로 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결의했다. 화물연대 조합원 600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화물운송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고 화물노동자를 위한 법·제도개선을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개한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수급조절제란 정부가 2004년부터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를 시행하며 증차 여부를 조절해 온 제도를 말한다.

화물연대 박원호 본부장은 "하루에도 수많은 동지들이 길거리에서 사고로 죽어간다"면서 "수급조절제가 폐지되면 지금보다 더한 악조건 속에서 동지의 살을 파고 눈을 찔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