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홈페이지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낸 뒤 스마트폰 커플앱을 훔쳐본 취업준비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국내 유명 커플 앱에 부정 접속해 대화·사진·영상 등을 훔쳐본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28) 씨를 30일 불구속 입건했다.
또 회원의 개인정보를 소홀히 관리해 박 씨의 해킹을 유발한 양모(52) 씨 등 4개 병원 원장과 개인정보관리자 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는 2014년 10월24일부터 올해 3월21일까지 산부인과 3곳, 성형외과 1곳 등 4개 병원 홈페이지 관리자 사이트에 접속해 1만6000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이렇게 빼낸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회원수가 1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얻은 'B' 커플 앱에 대입해 접속을 시도했다. 사람들이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여러 홈페이지와 앱에 사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박 씨는 이런 수법으로 커플 앱 계정 1천350개에 총 3천360회 로그인해 연인끼리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사진·동영상 등을 훔쳐봤다.
경찰은 수상한 접속 기록이 늘어난 것을 수상하게 여긴 앱 운영업체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 인터넷프로토콜(IP) 추적 등을 통해 박 씨를 검거했다.
지역대학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박 씨는 경찰에서 "성적 만족을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연인 간 대화 특성상 있었던 은밀한 대화와 사진·영상 등은 따로 내려받아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했다.
특히 박 씨는 범행 과정에서 경찰의 수사를 예상한 듯 하드디스크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일부 하드디스크는 폐기처분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경찰이 박 씨의 하드디스크에서 복구한 사진만 10만여 건에 달했다.
경찰은 박 씨의 하드디스크에서는 아동 음란물도 발견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하드디스크에 있었던 자료를 외부에 유출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씨에게서 해킹을 당한 병원은 홈페이지 관리자의 ID와 비밀번호를 'admin/1111' 또는 'admin/1234' 등 누구나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것으로 정했다.
또 회원의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암호화 없이 평문으로 저장하는 등 법이 정한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다하지 않았다.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