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70대 여성 등을 아무런 이유 없이 마구 때린 '묻지 마 폭행범'(본지 지난 5월 26일 자 6면 등 보도)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런 범행이 시민사회에 상당한 불안감을 초래했다며 엄벌했다.
지난 5월 25일 오후 5시 15분께 부산 동래구 충렬대로 불이빌딩 앞 인도에서 김모(52)씨가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정모(78) 할머니에게 각목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연합뉴스
부산지법 형사6부(유창훈 부장판사)는 가로수 지지대를 뽑아 길 가던 여성들을 때린 혐의(특수상해)로 구속기소된 김모(52)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치료 감호를 명령했다고 24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김 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부산 동래구 명륜동의 길가에서 가로수 지지대(길이 103㎝)를 뽑은 뒤 아무런 이유 없이 길을 가던 70대 여성을 마구 때려 전치 8주의 상처를 입혔다. 5분 뒤 김 씨는 이 여성을 때리다 부러진 지지대로 20대 여성을 또다시 때려 다치게 했다. 김 씨는 범행 5시간 전에 50대 여성에게 욕설과 함께 폭행했고, 범행 나흘 전에는 또 다른 마트 앞에서 망치로 주차된 차량을 파손했다.
김 씨는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조현병(정신분열병)으로 정신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정신과 처방 약을 복용하지 않아 정신분열 증상을 부정하는 등 장애 정도가 심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커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검찰의 치료감호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김 씨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하는 '묻지 마 범죄'를 저질렀다"며 "고령의 피해자에게 행한 범행의 죄질과 피해 정도, 이로 인해 시민사회에 불안감을 초래한 점 등에 비춰 피고인의 책임은 매우 무겁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