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인구 비율 50% 넘는
- 부산 한계마을 2030년 9곳 전망
- 경제활동 감소돼 지역경기 침체
- 청·장년층 이탈하는 악순환 지속
- 고령화 심화 日은 대안모색 활발
- 일거리 발굴로 근본문제 해결을

최근 '한계마을'이라는 단어를 신문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2030년에는 부산에서도 9개 동네가 한계마을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자칫 지역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마을이 어떠한 한계에 부딪혔기에 공동체 붕괴에 대한 염려가 퍼지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한국에서도 쟁점이 되는 한계마을의 의미와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한계마을은 고령화 사회의 지표

한계마을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50% 이상으로, 공동체 유지가 한계에 달한 마을을 일컫는 용어이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전개되는 일본에서는 청년층이 심각하게 줄어드는 마을의 고령화가 지역 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일찍부터 이같은 한계마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을 주민들의 나이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지역 공동체 유지에 왜 부정적인 요소일까? 한계마을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고령화 사회가 갖는 문제점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고령자는 만 65세 이상의 인구를 지칭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는 66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60년에는 40%대로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경제적인 활동이 가능한 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5.6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전체 인구에서 고령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곧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감소함을 의미한다.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면 소비력의 감퇴로 연결되며, 이는 결국 지역경제의 침체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지역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청장년층, 즉 생산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지역 밖으로 나가버리는 유출현상이 발생하고, 결국 지역경제는 더욱 악화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한계마을은 대안이 없는 것일까?

한국보다 한계마을이 더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이와 같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일본 전역의 한계마을은 무려 7878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기본적인 마을 관리조차 불가능해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농촌 지역인 일본의 한계마을은 더는 농사가 어려운 주민들이 많아 마을이 빠르게 황폐해지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계마을에 경제활동이 가능한 사람들이 이주할 경우 매달 생활비를 지급하는 등의 긴급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임시방편이기에 더욱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계마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안이 모색돼야 할까?

가장 실질적인 대안은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어르신들이 참여 가능한 일거리를 발굴하는 것이다.

일본 도쿠시마의 가미카쓰 마을은 2000여 명의 인구 중 50%가 만 65세 이상인 대표적인 한계마을이다. 심지어 마을의 89%가 산이며, 경사 또한 가파르다. 먹고살 길이 막막할 것 같은 이 마을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볼 때는 분명 한계마을이지만, 연간 소득이 무려 26억 원에 달하는 부자마을이다. 그 비결은 바로 마을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울창한 숲 속에서 발견된다.

농사일이 힘들 정도로 고령인 이 마을의 주민들은 숲 속에 널려있는 편백 삼나무 밀감나무의 잎을 채취해 초밥 장식품으로 가공하는 일을 한다. 디지털 교육을 받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인터넷을 통해 가미카쓰의 장식용 나뭇잎을 홍보하고, 지역 농협에 그 판매와 유통을 일임해 적지 않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계마을이 확산되고 있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숙박 마을카페 레스토랑 등 공동체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마을사업들이 활성화된다면 일거리를 찾아 마을을 떠났던 젊은 층들이 다시 고향을 찾게 되는 희망적인 미래도 그려볼 수 있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을 일거리가 발굴된다면 한계마을은 한계를 넘어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지역에서 한계마을이 늘어난다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일 테다.

박선미·사회자본연구소 대표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NIE강사


■생각해 볼 점

'한계마을'이라는 생소한 용어가 우리 부산에서도 점점 퍼지고 있네요. 한계마을은 무엇이며,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1. 한계마을이란?

2. 마을주민의 평균연령이 높아지면 어떠한 현상이 발생할까?

3. 내가 생각하는 한계마을의 대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