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체성 모호…지속도 어려워

- 강행 땐 총장퇴진 운동 불사"

국립 창원대 교수회가 대학의 평생교육 단과대학(평단) 설립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창원대 교수회(회장 송신근)는 지난 11일 전체 재직 교수를 대상으로 평단 사업 관련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여자의 66%(186명)가 이 사업 추진에 반대했다고 12일 밝혔다. 방학 중인데도 교수회 소속 333명 중 282명(투표율 84.6%)이 투표에 참여했다.

창원대 교수회는 이 같은 교수들의 의견을 대학본부에 전달하고 대학본부가 평단 사업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최해범 총장 불신임 투표 등 평단 사업 철회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단 사업에 선정된 국내 10개 대학 중 교수회 차원에서 반대하고 나선 것은 창원대가 유일하다. 특히 국립대인 창원대의 교수들이 평단 사업 반납을 대학본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해 파문이 예상된다.

창원대는 지난달 15일 동국대 이화여대 한밭대 등 3개 대학과 함께 2차로 평단 사업 참여 대상에 선정됐다. 앞서 지난 5월 부경대 서울과기대 등 6개 대학이 평단 사업에 1차로 선정됐다. 30세 이상의 고졸자 또는 마이스터고 졸업자 중 재직 경력 3년 이상자에게 수능 시험과 관계없이 평단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

창원대 교수들은 평단 설립은 대학 운영과 학과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의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교육부의 평단 참여 대학 발표를 통해 창원대가 평단 설립에 나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교육부의 사업 참여 압박을 받고 창원대가 평단 사업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학과의 정원을 감축한 대가로 확보한 60명을 기반으로 삼은 200명 정원의 평단을 설립한다면 정원 감축 학과의 경쟁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교수회는 우려했다. 창원대가 설립하려는 평단은 신산업융합학과 메카융합학과 창업융합학과 자산관리학과 스포츠헬스케어학과 등 8개 학과로 구성된다. 교수들은 스포츠헬스케어 자산관리 창업융합학과 등은 학문적 정체성이 모호해 커리큘럼 구성이 어렵고 교수진 확보도 쉽지 않아 평단의 지속 가능성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창원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평단 사업 참여 대학을 선정한 지 2개월 만인 다음 달 14일부터 당장 2017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정부가 대학의 재정권을 틀어쥔 상황이라 어쩔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