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냄새 원인놓고 시끌한 틈 타
- 괴담 퍼뜨려 '지진 전조' 호들갑
- 타 도시·수년 전 일 왜곡하기도
- 잘못된 일 맞지만 처벌은 글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더위를 잊기 위한 여러 가지 방편 중 하나가 '한여름 밤의 괴담'이 아닐까. 때맞춰 인터넷, SNS에 '부산 괴담'이 퍼져 타 도시에서 안부를 물어온다고 하는데 그 괴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잡힌 길이 1.7m의 심해어 '투라치'. 국제신문 DB

▶신통이 : 친구들과 자정에 학교 가서 확인해볼까, 어쩔까 수군거리는 게 있어요.

▶아빠 : 그 시간에! 뭘 확인하려고?

▶신통이 : 우리 학교가 예전에 공동묘지여서 자정이 되면 학교 동상들이 모두 피눈물을 흘린다는 괴담이 있거든요. 그 괴담이 진짜인지 보려고요.

▶아빠 : 하하하… 아빠 어릴 때는 학교 화장실 셋째 칸에 가서 볼일을 보면 밑에서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하면서 손이 올라온다는 괴담이 있었어. 그래서 그 괴담을 들은 후로는 화장실이 무서웠고 셋째 칸은 절대 들어가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 볼일을 보고 싶어도 참았다가 집에 와서 해결한 적도 많았고.

한 SNS에 공개된 광안리 백사장을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 사진.

▶신통이 : 괴담 때문에 그런지 낮에도 동상의 눈을 유심히 보면 피가 나올까 무서워요.

▶아빠 : 어른이 되니 그런 이야기는 거의 잊히고 아빠가 된 이후로는 괴담이 하나도 무섭지 않게 되었어.

▶신통이 : 저도 그렇게 될까요?

▶아빠 : 그럼, 당연하지. 요즘 부산에서도 지진 괴담이 검색어 1위까지 오르는 등 괴담이 퍼졌다네. 괴담이 돌게 된 건 원인 모를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이의 원인을 찾았으나 냄새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데다 자연현상까지 겹쳐 괴담이 떠돈다는구나(지난달 25일 자 1면 개미떼, 대형갈치까지…지진 괴담 끝이 없다).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서 개미떼가 파도에 떠밀려오고,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심해어가 얕은 해수욕장에서 발견되는 등 이상한 현상들이 일어나는 게 원인 모를 가스 냄새 신고와 더불어 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보이는 전조현상이 아닌가 하는 괴담을 만들어낸 재료들이라고 할 수 있어.

최근 지진 전조 현상이라며 온라인상에 게시된 '부산 까마귀떼' 동영상. 국제신문 DB

▶신통이 : 지진 같은 건 동물들이 먼저 알아채고 움직인다는 얘기 들었어요.

▶아빠 : 아마도 그래서 빠르게 퍼져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을 거야. 전문가들이 밝힌 내용은 이렇단다. 광안리해수욕장 개미떼 출현은 매년 장마 직후 광안대교 불빛을 보고 찾아든 개미떼 시체가 파도에 밀려와 떼로 발견된다는구나. 올해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거야. 또 심해 대형 갈치가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것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얕은 수심까지 올라왔다가 여름철 수온과 해류 변화로 떠밀려와 죽는 경우가 자주 있대. 그리고 부산 울산을 뒤덮은 정체 모를 가스 냄새는 집에서 사용하는 LPG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부취제가 유출돼 공기 중에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야(지난달 28일 자 6면 "부산○○" … 요즘 핫한 검색어 1위).

▶신통이 : 그럼 지진의 전조현상이 아니라 다 괴담일 뿐이라는 거네요.

▶아빠 : 여름에 괴담이 잘 먹히잖아. 괴담이 돌다 보니 다른 도시에서 일어난 일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마치 부산에서 일어난 것처럼 왜곡하기도 하고, 몇 년 전 사진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인터넷, SNS로 퍼뜨렸나 봐. 그래서 부산시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사회 불안감 조성과 부산 시민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잘못된 영상을 게시하거나 유포한 사람의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고 하는구나(지난달 30일 자 5면 부산 가스 냄새 괴담 유포자 처벌).

▶신통이 : 거짓으로 올려서 잘못하긴 했지만 글쎄요, 아빠 생각은요?

윤영이·한국언론진흥재단 NIE 강사


■기사를 읽고

-괴담 내용을 왜곡하여 올린 게시자나 유포자를 수사해서 처벌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과 의견을 나눠 보세요.

-괴담을 주제로 한 공포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영화 내용을 말해 보세요.

■한 줄 댓글(기사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게 적어보기)

-신통이 : 수박은 여름에 먹어야 제맛이듯이 괴담, 공포도 여름이 제맛이야.

-어린이 독자 :

■낱말 통통(기사 속 낱말이나 용어 등을 이해, 정리하여 어휘력 높이기)

-괴담 :

-전조현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