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쟁점 모두 정당성 인정

- 언론인·사학교원 적용 대상

- 9월 28일부터 본격 시행

공직자의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등을 처벌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거센 논란을 뚫고 시행 마지막 관문인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사대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이 법은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법안을 발표한 지 약 4년 만이다.

법 시행으로 영향을 받게 될 이해관계자가 400만 명이 넘어 국민생활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헌재는 "청렴도 향상과 부패 방지에 일시적 어려움이 있어도 부패의 원인을 방치할 수 없다"며 이 법의 시행을 둘러싼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헌재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낸 '김영란법'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네 가지 위헌 쟁점에 관한 청구를 각하 또는 기각해 모두 합헌으로 결정했다.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부분은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의 압도적 의견 차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과가 커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라며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금품수수 금지 대상자의 위법행위를 신고하도록 한 조항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재판관 5 대 4로 합헌 결정)고 봤다. 헌재는 "경제적 이익과 일상을 공유하는 배우자가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것은 사실상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 본인이 금품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배우자가 위법한 행위를 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아 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이 금지하는 연좌제에 해당하지 않고, 과잉금지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과 외부강의 사례금의 가액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해 정하도록 한 부분도 합헌(재판관 5 대 4)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과 규제 행위 유형이 명확한지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우리 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고 부패를 줄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패의 원인이 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관행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헌재가 이같이 결정한 배경에는 최근 진경준 검사장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악영향보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국민 열망이 강해 합헌 결정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